네슬레
이시영
아옌데는 만약 선거를 통해 집권하면 열다섯살 이하 모든 어린이들에게 매일 0.5리터의 분유를 무상배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해 9월 선거에서 승리한 인민전선은 칠레의 모든 우유산업을 독점하고 있던 스위스의 다국적 기업 네슬레를 상대로 제값 주고 살 터이니 분유를 공급해달라고 했으나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수만명의 어린이들은 아옌데 정권 이전처럼 다시 영양실조와 배고픔에 시달리게 되었다. 그리고 모든 개혁은 좌절됐으며 미국은 마침내 삐노체뜨를 앞세운 군부 쿠데타를 통해 그를 사살하기에 이른다. 1973년 9월 11일 그는 군인들로 둘러싸인 대통령궁에서 마지막 라디오 연설을 한다. "나는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를 이길 수 있겠지만 사회의 진전을 범죄나 힘으로 멈추게 할 수는 없다… 머지않아 자유인들이 더 나은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지나갈 위대한 길이 다시 열릴 것이다. 칠레 만세! 칠레 국민 만세! 노동자 만세! 이것이 나의 마지막 말이다." * 한겨레, 2007년 3월 16일자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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